"넷피아"와 "KT-KTH"의 한글인터넷주소 싸움

일반 2007. 11. 2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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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주소 서비스 업체인 넷피아(대표 이판정, http://넷피아)는 KT의 계약해지와 관련, 법원에 제출했던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2일 법원이 넷피아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밝혔다.

넷 피아 관계자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출했던 'KT 한글도메인(한글인터넷주소) 계약종료통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건에 대해 법원이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2일 오전 통보해왔다"며 "이에따라 70여만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피아는 지난달 KT의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 계약만료 통보와 관련, 'KT 계약종료통지 효력정지 가처분'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신청한 바 있다.

KT와 갑자기 계약이 정지되면, 2천여만명에 달하는 사용자와 70여만 한글주소(한글도메인) 등록자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게 넷피아측의 주장이다.

넷피아 관계자는 "(하지만 이번 법원 판단이) KT와 기존 협력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후속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판정 사장은 "KT가 7년 동안 넷피아와 탄탄한 공조체제를 유지해오면서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를 제공해온 공로가 매우 크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로 넷피아와 KT간 협력관계가 차질을 빚게 됐지만, 법원의 결정이 KT와 넷피아가 자국어인터넷주소 세계화를 위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과뒤] 넷피아와 KT-KTH가 다투는 까닭은?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2006년 09월 27일

인터넷 주소냐? 검색용 키워드냐?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되는 한글 단어의 용도가 주소의 의미냐, 아니면 검색용 키워드냐에 관한 오래된 논쟁이 6~7년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던 KT와 넷피아를 법정으로 불러냈습니다. KT 뿐만 아니라 KT의 의뢰를 받아 이 서비스를 일임하게 된 ‘파란’ 운영사 KTH 또한 분쟁에 휘말리게 됐습니다.

넷피아가 KT와 KTH를 상대로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KT와 넷피아가 제공하던 한글 인터넷 주소 서비스는 어떻게 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형국입니다.

넷 피아는 KTH가 포털 사이트 파란의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넷피아가 키워온 한글 키워드 서비스를 희생시키려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KTH는 KT로부터 이 사업을 위임받아 오는 10월8일로 종료되는 넷피아와의 계약을 갱신하는 대신 넷피아와 또 다른 사업자인 디지털네임즈를 상대로 경쟁 입찰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넷피아는 이번 입찰이 결과적으로 자사를 배제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입찰을 거부하고 소송에 들어간 거죠.

이 반면에 KTH는 KT 협력사로서 KT의 초고속 인터넷인 메가패스 고객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한글 키워드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를 느꼈다고 합니다. 단어와 상관 없는 이상한 사이트로 연결되거나, 보통명사를 특정 사이트가 독점하는 것 등은 문제였다는 거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적인 공개 입찰을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넷피아를 배제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입찰 과정에서 그런 행동을 하지도 않았다는 거죠.

취재해보니, 두 회사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기사에서도 쓰이는 용어가 주장하는 회사의 입장에 따라 혼용되고 있는 것처럼 이 서비스에 대한 두 회사의 개념에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넷피아는 주소창에 입력되는 한글 단어는 분명한 인터넷 주소라고 생각합니다. KTH는 엄격한 의미에서 주소가 아니라 검색을 위한 키워드라고 봅니다. 만약 한글 단어가 인터넷 주소라면 그것을 입력했을 경우 해당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는 게 맞고, 검색용 키워드라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게 맞지요. KT까지 포함해 이들 회사는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해 그동안 1년간 물밑에서 치열하게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누구도 양보하지 않은 거죠.

그 결과 이들 3사는 법의 판단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에 대한 개념 정의가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두 회사의 수익모델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넷 피아는 한글 단어를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에게 주소로 판매해 네티즌이 주소창에 이 단어를 입력할 경우 해당 사이트에 연결해주는 대가로 연간 수수료를 받습니다. 즉 주소창에 입력되는 한글이 주소로 쓰여 져야만 넷피아가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있는 거죠. 넷피아에 등록된 한글 인터넷 주소는 72만개라고 합니다.

그런데 6~7년간 이런 방식의 사업모델에 동의하고 수익까지 나눴던 KT가 서비스 운영권을 자회사인 KTH에 넘기고, 포털 ‘파란’을 운영하는 KTH 측이 이 한글 단어를 인터넷 주소가 아닌 검색 키워드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KT 및 KTH는 왜 갑자기 이에 대한 시각이 바뀐 것일까요?

포 털 사이트 파란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 단어를 키워드로 볼 경우 당연히 검색 사이트를 보여줘야 하고 그렇게 되면 파란의 검색 서비스가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KT의 인터넷 라인을 사용하는 네티즌은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한글 단어를 입력할 경우 일단 KT 서버를 거치게 되는데 여기서 한글 단어의 경우 파란의 검색 사이트로 보낸다는 거지요. 단어 하나 당 파란에서 검색창에 검색어를 한 번 입력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생기는 거지요.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해당 사이트로 가던 한글 단어가 파란의 검색 사이트로 가게 되면 현재 6~7위권에 머물고 있는 파란의 검색 순위가 일약 3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됩니다. 검색 순위가 올라갈수록 닷컴 최대 수익 모델인 검색광고의 매출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요.

KTH는 이같은 분석은 그야말로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넷 피아의 소송으로 입찰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도 모르고, KTH가 입찰 제안요구서에 파란 사이트로 강제 연결되도록 요구한 적도 없으며, 사업자를 선정하면 검색 결과를 어떻게 보여주는 게 최선일지 더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합니다. KT 메가패스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게 유일한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넷피아로서는 존립기반이 흔들릴 일인 것이지요.

한편, KTH는 한글 키워드의 주소적인 성격을 일부 인정합니다.

예 를 들어 청와대와 같이 그 단어와 관계된 기관이나 인물이 유일할 경우 단어와 관계 기관이 1대1로 매칭되니까 주소로 봐 한글 단어를 입력했을 때 곧바로 해당 사이트로 연결해주어도 좋을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KTH는 이것을 ‘바로연결’ 서비스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번 입찰제안요청서에서 KTH는 앞으로 자사가 제공한 서비스의 내용을 크게 ‘바로연결 서비스’와 ‘키워드 서비스’로 분류해놓고 있습니다.

여기서 또다른 논쟁거리가 생겼는데, ‘바로연결 서비스’에 해당하는 단어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 하는 그 범위입니다.

KTH 는 가능한 한 이 숫자를 줄이는 것을 희망할 수밖에 없고, 넷피아는 가능한 한 이 숫자를 늘려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넷피아의 경쟁 사업자인 디지털네임즈의 경우 상대적으로 KTH의 입장에 더 호의적인 형편입니다. 디지털네임즈는 KTH가 하고자 하는 방식과 비슷한 사업을 이미 하나로텔레콤과 같이 하고 있기도 합니다. 디지털네임즈가 그럴 수 있는 까닭은 넷피아에 비해 주소 등록수가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즉 디지털네임즈는 주소 사업모델을 넷피아만큼 강력하게 주장할 이유가 적은 것이지요.

넷피아가 이번 입찰을 거부한 까닭도 사실은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법원 또한 이 논쟁에 확실한 답을 내리기는 쉽잖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지요.

주소창에 입력되는 한글 단어, 주소일까요? 검색 키워드일까요?

KT, 넷피아 및 KTH와 '삼각관계'로 골머리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2006년 07월 20일

KT가 인터넷 주소창 문제를 놓고 포털 분야의 자회사인 KTH와 제휴 회사인 넷피아 사이에서 '삼각관계'에 빠져 고민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그동안 넷피아와 제휴, 인터넷 주소창에 한글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인터넷 홈페이지로 연결시켜줬다.

인터넷 주소창에다 '청와대'라고 입력하면 인터넷 주소 'www.president.go.kr'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한글 키워드를 복잡한 영문 도메인과 1대1로 매칭시켜 인식하도록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이런 서비스를 넷피아는 '한글 인터넷 주소 서비스'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KT가 이런 정책에 변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

이판정 넷피아 대표는 최근 주주들에 대한 보고서에서 "올 3월경에는 KT가 하나로텔레콤 같이 한글주소를 중단하고 KTH로 연결하여 검색 순위를 높이겠다고 하고 있습니다"며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게 되면, 주소창에 한글 키워드를 입력할 경우 과거처럼 해당 사이트가 뜨는 게 아니라 그 단어와 관련된 검색 결과가 표출된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글 키워드를 해당 사이트로 연결시켜주는 서비스의 경우 '청와대'처럼 고유명사는 상관없는데, '짜장면'이나 '부동산' 같은 보통명사의 경우 고객의 불만이 적지않아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고유명사는 해당 사이트로 연결해도 불만이 없는데 부동산 같은 일반 명사를 특정 사이트로 보내는 것에는 고객(네티즌 등) 불만이 적지 않고, 그 불만이 수긍할 만 해 정책변화를 고려한다는 이야기다.

네티즌이 부동산 같은 일반명사를 입력할 때, 특정 사이트로 가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검색결과를 원한다고 보는 게 더 맞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KT의 이런 변화 움직임에 대해 넷피아 측은 KT 자회사로 포털 사이트 파란을 운영하는 KTH의 주문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피아 관계자는 "KTH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넷피아 측이 이렇게 보는 이유는, 만약 KT가 정책을 바꿔 일반명사의 한글 키워드를 검색 사이트로 연결시켜주면 파란이 수혜를 입게 되기 때문. 포털 사이트 최대 경쟁 포인트가 검색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논리다.

하지만, KTH 측은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KTH 관계자는 "조직내부에 DNS(도메인네임서버)팀이 있긴 하지만, 이 문제를 (KT에) 공식적으로 제기한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KT가 정책을 바꿀 것을 고민하는 만큼, 결국 어느 검색 사이트든 제휴해야만 하고, 자회사로 파란이라는 검색 사이트가 있는 만큼, 사전에 교감을 나눴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판단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여하튼, KT로서는 두 구애자를 놓고 고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앞과 뒤] 주소창 전국(戰國)시대 이야기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2006년 07월 21일

퀴즈 하나 낼까요?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도 반드시 있는 것은?

광고?

그렇지요. 아마 광고도 대부분의 사이트에 있을 겁니다. 유료 광고도 있을 거고, 제휴 광고도 있을 거고….

검색창?

그렇습니다. 네이버나 구글 같은 검색 전문 사이트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이트에도 아마 검색창이 있을 겁니다.

이밖에도 많이 있겠지요.

그런데, 어느 사이트에 가든 절대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게 있습니다. 기자가 찾는 진짜 답이죠.

주소창입니다.

좀 엉뚱하죠? 주소창은 엄밀히 말해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게 아니고 웹브라우저에 있는 것이니까, 정답이라고 할 순 없죠. 하지만, 네티즌은 그것의 물리적 분리를 느낄 수 없고, 어떤 사이트에 가든 전혀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게 주소창이라고 보면, 꼭 오답이랄 수도 없습니다.

여기서 기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건 '전혀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평소엔 무심코 지켜보고, 무심코 넘어가는데, 절대 없어서는 안되는 것. 그게 진짜로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인터넷에서는 아마 주소창일 겁니다. 주소창이 없다면 인터넷이란 게 성립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렇게 중요하기 때문일까요.

주소창은 사업자간 혈전(血戰)의 장(場)이기도 합니다. 전국(戰國)시대에 각 제후들이 노리는 중원(中原)에 비유해야 할까요. 그 때와 마찬가지로 주소창을 둔 혈전에는 오로지 '힘의 논리'만 작용하는 듯합니다.

지금부터 전형적인 기사 형태로 쓰지 못한, 주소창을 놓고 벌이는 사업자간 혈전의 뒷모습 일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지 난 19일입니다. MS 한국법인의 홍보 대행 업무를 맡은 회사의 한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새로 맡게 돼서 인사를 하러 오겠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만났지요. 그런데 이분 회사가 홍보 대행키로 한 아이템이 뭔 줄 아십니까. 바로 주소창입니다. MS 한국법인이 주소창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반영하는 겁니다.

MS 한국법인이 이렇듯 주소창에 신경을 쓰는 것은 연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7.0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기능이 바뀔텐데 그중 주소창의 기능도 일부 바뀔 예정입니다.

단 순히 후속 제품의 기능이 일부 바뀐다면 아마도 이렇게까지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기능이 일부 바뀜으로 해서 새로운 혈전(血戰)이 벌어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혈전에 마케팅, 법률 등 여러 가지로 대응하겠지만 여론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이죠.

그런데 우연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음날인 20일, 한 제보자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이 제보자는, 주소창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넷피아의 대표가 넷피아 주주들한테 보낸 보고서를 입수해 기자에게 보낸 거지요. 이 보고서에는 6가지 주요 현안에 대한 대표의 의견이 적혀 있었는데 그 중 1번이 주소창이었습니다. 당연히 MS와 관련된 것이었고, 상당히 민감한 내용이었죠.

혹시 조작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넷피아에 확인을 했습니다.

넷피아에서는 맞다고 확인해주더군요.

주 소창을 놓고, MS와 넷피아라는 두 패권(覇權)이 정면으로 충돌하기 직전인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MS는 SW 분야의 세계 패권자입니다. 넷피아도 한글 키워드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거의 독보적인 업체이고, 이 여세를 몰아, 세계에도 넷피아식 사업을 확산하기 위해 글로벌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결국, 생각이 다르다면, 언젠가는 충돌이 불가피한 경쟁자들인 거지요.

그리고 그 시기가 임박하고 있는 겁니다.

먼저 앞 보고서에 나온 넷피아 대표의 주장을 들어볼까요. 기자가 전하는 과정에 곡해가 있을 수도 있으니, 우선 그대로 옮깁니다.

" 해당건(주: MS건)은 주소창 임에도 이것을 검색창화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회사의 법무팀과 마케팅 팀에서 주소창과 검색창은 다름을 분명히 할 예정입니다. 즉 주소창은 도메인처럼 일반대중의 누리집으로 바로 이동하는 창이지 특정 브랜드를 입력하여도 사용자 의지에 관계없이 114 안내 같은 특정검색결과가 나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주주님이 친구분의 이름을 전화기에서 한글로 찾아 통화를 누르면 친구분이 나와야 합니다. 이때 주주님의 허락 없이 갑자기 114가 나와 돈을 내면 안내를 해준다고 한다면...인터넷주소창에서 친구분의 이름이나 회사명을 입력하고 이동을 누르면 그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msn이나 특정검색사가 나와서 강제로 광고를 보게 하고 114전화번호부같은 리스트를 보여주고 그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넷피아는 이부분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기자가 좀 정리를 해볼까요.

주소창은 주소창으로 쓰여야지 검색창으로 쓰여서는 안된다, 만약 누군가 주소창을 검색창으로 쓰려한다면, 먼저 그 안되는 이유를 충분히 설득하고(마케팅팀), 그래도 안된다면 법적 수단도 강구할 수밖에 없다(법무팀)…,

아마도 이런 취지가 아닐까합니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요.

여 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넷피아가 한글 키워드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인터넷 주소라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www.inews24.com'와 같은 영문 도메인도 인터넷 주소이지만, '아이뉴스24'처럼 한글을 입력해도 해당 사이트로 바로 연결시켜주면 그건 주소라는 이야기지요. 이미 그렇게 연결되도록 한 수십만 개의 한글 단어 또한 분명하게 인터넷 주소라는 뜻입니다.

그것이 인터넷 주소창에 입력될 경우 주소로서 의미를 가져야지, 검색을 위한 키워드로서 인식되게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로 이 대목이 MS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MS가 홍보 대행사를 아웃소싱하고 급히 기자를 찾은 것도 이 때문이지요. MS가 왜 넷피아와 다른 정책을 쓸 수밖에 없는 지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인 것입니다.

MS 는 IE7.0에서 세계적으로 대부분 인정하는 정식 도메인만 주소로 인정하도록 설계했습니다. MS가 말하는 '세계적으로 대부분 인정하는 정식 도메인'은 두 종류입니다. 영문 도메인과 다국어 도메인. www.microsoft.co.kr과 같이 영문으로 된 게 영문 도메인이고, 마이크로소프트.kr처럼 영문 이외에 각국의 언어로 된 도메인이 다국어 도메인입니다. 이들을 주소창에 입력할 경우 당연히 해당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문제는 '마이크로소프트.kr'에서 '.kr'이 빠진 한글 단어입니다.

넷 피아는 한글 단어 가운데 자사에 등록해 해당 사이트로 옮겨지도록 이미 돼 있는 수십만 개의 단어도 주소라고 말하는 것이고, MS는 주소가 아니라고 보는 겁니다. 따라서 MS는 주소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특정 사이트로 보내는 것은 옳지 않고, 오히려 검색결과를 보여주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지요.

MS는 또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거래 시비를 피하기 위해 검색 사이트는 네티즌이 선택하도록 했고, 세계 각국의 언어를 존중하기 위해 다국어 도메인을 입력하기 편리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자랑합니다.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kr'을 다 입력할 필요없이 '마이크로소프트'만 입력하고 'ctrl+enter'키를 누르면 자동으로 해당 사이트에 연결되도록 한 것이죠.

그런데 이 때 연결되는 사이트는 넷피아에 등록된 사이트가 아니라 .kr 도메인을 부여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등록한 사이트입니다.

어찌됐건 MS는 홍보 대행사를 통해 들고온 자료에서 "넷피아로 대표되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사설 한글 키워드 서비스는 정식 주소체계가 아니다. 즉 인터넷 표준과는 무관한 서비스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두 패권자가 화합할 길은 없는 셈인 거지요.

주 소창이란 '인터넷 중원'을 놓고 벌이는 두 패권(覇權)의 전투는 사실 둘 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지금은 주소창과 검색창의 용도가 혼선을 빚는 상태고, 검색이야말로 현존하는 닷컴의 최대 수익모델인 만큼 이해 관계자가 많습니다. 두 패권자 말고도 중원을 노리는 제후가 수두룩하다는 이야깁니다. 한글 키워드 사업을 하는 또 다른 사업자, 검색과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포털 사업자, 자회사로 포털을 끼고 있는 통신사업자(ISP), 넷피아와 관계를 맺고 있는 외국의 사업자들….

사실 이들의 대결은 이미 5~6년 동안 계속된 것이지만, 어쩌면 지금이 어느 쪽이든 대세를 결정할 중대 국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그 결과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그 런데 지켜보는 기자로서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인터넷 중원'인 주소창은 그들의 전쟁터이기도 하지만 네티즌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전국시대의 살벌한 전쟁 과정에서 진정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힘없는 백성이었듯, 이 싸움에서도 괜한 네티즌만 멍들지 않을까, 걱정되는 거지요.

화합키 어려운 그들에게, 상생을 주문한다면, 그건 부질없는 일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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