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안나빠지는 글꼴?

일반 2007. 11. 24. 12:10
반응형

“화면에서도 한글의 참맛을 느껴보세요”


인 터넷 공간은 더 이상 가상의 세계가 아니다. 아침에 커피 한 잔과 함께 조간신문을 펼쳐보는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되어 버렸다. 대신 컴퓨터 마우스를 딸각거리며 따끈따끈한 기사를 읽는다. 새로 나온 책은 서점에 가지 않고 전자책을 통해 본다. 영화를 보러 가기전엔 반드시 평론사이트에서 전문가들의 평가를 읽거나 네티즌들이 몇개의 별을 달아줬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수코스다. 1년 365일 내가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펼쳐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현실이 인터넷에 담겨 있다. 그러나 초고속 통신망의 보급과 함께 인터넷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바로 정보 전달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는 서체, 즉 폰트에 관한 문제다.


왜 화면의 글자들은 똑같이 생겼을까


각 종 포털이나 신문사의 온라인 사이트에 실려 있는 글들을 읽다 보면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본문에 쓰이고 있는 폰트들이 하나같이 굴림 혹은 돋움체라는 것. 반면 인쇄출판에서는 바탕체가 주로 쓰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독성이 좋고 모양이 부드러워서 장시간 읽어도 피곤하지 않기 때문이다. 메시지 전달력 또한 높다. 하지만 인터넷 화면에서는 바탕체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컴퓨터 화면의 해상도가 낮아서 글자를 제대로 표시하기 어려운 탓이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굴림체나 돋움체가가 최선의 방법으로 간주되어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쇄용 한글과 인터넷용 한글이 서로 다른 이른바‘한글의 이원화’가 발생한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굴림과 돋움이 사각형에 가까운 각진 형태 특성상 시선을 집중시키는 제목용으로 적합한 서체라는 것. 때문에 같은 내용이라도 신문이나 책으로 볼 때와는 달리 인터넷에서는 감성적으로 들뜨게 되고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고 인쇄출판에서 사용되는 바탕체를 인터넷 화면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글닷컴(대표 박민 www. woorigle.com)이 개발한 ‘지능형한글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인터넷 본문서도 바탕체 사용 가능해져


우리글닷컴의 최첨단 폰트 매트릭스 기술인‘벡터스크린폰트’를 적용한 가변폭완성형 방식의 지능형한글은 바탕체의 고급스런 분위기를 인터넷 화면위에 그대로 재현시켜 준다.

벡 터스크린폰트기술이란 저해상도 모니터에 트루타입폰트가 선명하게 표현되도록 가공하는 기법. 폰트 전체에 대한 기본값인‘전체값’을 적용시켜 글자의 정확한 위치와 두께 등을 지정해주고, 전체값으로는 사이즈별로 분명한 꼴을 나타내지 못하므로 각각의 크기에 맞춰진‘개별값’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각각의 크기에서도 글씨가 깨끗하게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중 작업을 통해서다.

지 금까지는 스크린 본문서체로 쓸 수 있는 것이 굴림과 돋움 뿐이었지만 지능형한글시스템은 이런 고민을 없애준다. 대표활자인‘우리바탕(명조체)’을 비롯해 ‘우리돋움’,‘우리굴림’,‘우리신문명조’를 기본으로 10% 장체인 C1, 그리고 제목용 장체인‘우리돋움90 C1’,‘우리돋움90 C2’를 제목과 본문서체용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연구개발중인 기본서체당 각 18세트의 패밀리가 완성되면 한글 표현 능력은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지능형한글을 도입하고 있는 NEXTCOM >


자간 자동 조정으로 가독성 크게 높여


현 재 쓰이고 있는 굴림체는 일본의 둥근 고딕체가 그 원형으로 알려져 있다. 띄어쓰기가 없는 일본활자를 모방하다보니 글자의 모양에 따라 간격이 들죽날죽해 가독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지능형한글은 한글의 모음 특성에 따라 5가지의 가변폭을 가지고 있어 글자간 간격이 자동으로 균일하게 조정되는 장점이 있다. 즉 글자의 조형적 특성에 따라 커닝(Kerning : 앞뒤의 문자형태에서 오는 빈공간의 영역에 따라 자동으로 자간이 조절되는 것)을 사용할 수 있어 최적의 짜임새를 얻을 수 있다.

뿐 만 아니라 글자의 크기에 비례해 굵기도 변하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글자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낼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인터넷화면에서는 할 수 없었던 문장의 양끝맞춤이 가능해 보다 깔끔하고 세련된 화면 구성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그 러나 우리글닷컴이 가장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무엇보다 지능형한글이 한글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한국인에 의해 개발된, 한국인을 위한 폰트라는 점이다. 이 회사의 박민 대표는 “문장의 시각적 짜임새가 우수하여 인터넷에서도 종이 인쇄에 근접하는 질감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모든 인터넷 이용자가 한층 고급화된 디자인을 보다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준 높은 다양한 서체 개발에 주력


지 능형한글시스템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된 것은 2007년 1월부터다. 반면 우리글닷컴이 설립된 시기는 2006년 12월. 회사설립이 늦은 이유는 모회사인 렉시테크(대표 장주식 www.lexitech.co.kr)에서 분리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 앞으로도 렉시테크는‘싱크탱크’로서 폰트에 대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우리글닷컴의 브랜드로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업무 분담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겠다는 복안이다.

지능형한글은 출시된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업무제휴를 문의해 오는 회사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현 재 인터넷 신문인 미디어빅뉴스(www.big news.co.kr), 온라인 의료전문 신문인 넥스컴미디어(www.netmed.co.kr), 영화평론 사이트인 네오이마주(www.neoimages.co.kr)등이 지능형한글을 도입하고 있으며, 중앙 일간지는 물론 포털사와도 업무제휴를 위한 협의가 진행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새롭고 다양한 서체개발도 계속 진행중이다. 우리바탕, 웅리돋움, 우리신문, 우리굴림이 4가지 기본형에 C1(10%장체), C2(25%장체), 1.5배 굵기(bold), 2배 굵기(heavy), 12도 기울기 이탤릭체 등 늦어도 오는 2008년 12월까지는 기본 서체당 18세트의 패밀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김치원 기자 kcw@print.or.kr


<차한잔> 박민 우리글닷컴 대표

 
 

“종이 출판에 버금가는 웹 디자인 실현이 목표”


-지능형한글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인 터넷에서는 한국의 고급활자인 바탕체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특히 문장의 시각적 짜임새가 불량하여 글의 품위와 가독성이 현저히 낮다. 이로 인해 하루 내내 인터넷을 사용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회사원, 공무원은 물론 일반 국민, 학생에 이르기까지 많은 불편과 불만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원인은 무엇보다 우리의 문화적 전통과 한글의 조형적 특성을 잘 모르는 외국기업에서 만들어진 폰트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인터넷 활자의 도입이 시급한 이유이자 개발에 착수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자 동으로 최적화된 글의 짜임새를 얻을 수 있는‘지능형한글’과 편집시스템을 통해 앞으로는 인터넷에서도 종이 출판에 버금가는 가독성이 보장되고, 고급스러운 한글디자인이 가능해졌다. 이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굵기와 장폭, 기울기를 가지는 변형 글꼴을 개발하여 보다 풍부한 한글 서체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 울러 각국의 대표활자를 최고급의 벡터스크린폰트로 제작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에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동통신기기 등 각종 디지털 제품에 국가별 대표 글꼴이 내장된다면 각국의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반응형

설정

트랙백

댓글